아소 살리기 노무현 죽이기 '신데렐라'로 화려한 컴백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을 위로하고 돕는 '성스러운' 이미지로 12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김현희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 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 오빠인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 씨를 만났다.
일본 정부는 다구치 씨가 1978년 북한에 납치된 뒤 2년 가량 김현희 씨와 함께 살면서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라는 인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김현희가 지난 1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구치 씨의 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가족들이 이를 수용함에 따라 성사됐다.
▲ 김현희과 다구치 야에코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가 공동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앉아 있다. ⓒ뉴시스
한국과 일본, 관심사는 달랐다
이날 면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에서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몰려 왔고 한국 언론들도 총출동했다.
김현희는 경찰기동대, 경찰특공대 등의 특급 경호를 받으며 움직였다.
한국과 일본의 관심은 모두 뜨거웠지만 관심의 포인트는 달랐다. 한국 언론들은
노무현 정부가 KAL기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려 했다는 김현희의 주장에 초점을 맞췄다.
김현희는 기자회견에서 "KAL기 사건은 북한이 한 테러고, 저는 가짜가 아니다"라며 사건 조작설을 일축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정원 등에서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그렇다. 현 정부에서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답했다.
일본 언론들은 납치된 다구치 씨의 북한 내 행적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그가 19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무덤은 저수지 제방이 쓸려 내려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현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다구치가 1987년에도 일본어를 가르쳤고,
아직도 살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김현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87년 1월부터 10월까지 북한초대소에서 생활하며 들은 것은 '다구치 씨를
어디로 데려갔는데 어디 갔는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사망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간 것으로 생각했고,
86년에 결혼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씨와 관련해서는 "그가 사망했다거나 이런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메구미가 사망했다며 일본 측에 유골을 넘겨줬지만 일본은 그것이 가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희의 말, 믿을 만 합니까?
하지만 두 관심사에 관한 김현희의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노무현 정부 시절 사건을 왜곡하려 했다는 주장은 작년부터 해오던 말을 되풀이한 것이다.
'노무현 좌파정권이 KAL기 사건을 북한의 테러가 아닌 전두환 정권 시절 안기부의 조작사건이라고 말하라고
강요했으나 거부했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만든 국정원 진실위는 2006년 8월 'KAL기 사건은 북풍을 노린 안기부의 자작극',
'안기부가 폭파계획 알고도 방조'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김현희가 폭파범이라는 기존의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이 사건을 왜곡하려 했다는 김현희의 주장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관련 기사 : 뜬금없는 '김현희 조작설', 왜?)
둘째, 납치 피해자와 관련된 모든 내용은 김현희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새로운 사실도 없었다.
김현희 자신도 "(다구치가) 사망한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간 것으로 생각했다", "메구미 사망은 믿을 수 없다"는 등
개인적인 '생각'과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희가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애초부터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해도
신뢰하기 어려운데, 그처럼 유보적인 태도로 말하는 내용을 덮어놓고 믿기는 힘든 노릇이다.
김현희, 이번엔 '일본판 북풍(北風)'의 주인공으로
일본은 이날 김현희로부터 확보한 다구치 씨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에 해명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쪽에서 살고 있는 김현희의 일방적인 주장을 가지고 북한이 대화에 응할 리는 만무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일본이 이렇게 세게 몰아치면 북한은 더 세게 반발하고 해결의 길은 더 멀어진다는 것은
납치 문제를 둘러싼 역사가 이미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메구미 씨의 아버지마저도 이날 한 TV 인터뷰에서 "납치 문제를 진전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이번 만남을 적극 추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살리기 정치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 9월 전에 치러야 하는 총선을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에서 헤매고 있는 아소 총리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이벤트라는 것이다.
아소 내각은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가 최근 정치자금 스캔들로
휘청거리는 틈을 타 안으로는 생활지원금 지급 같은 선심성 정책을 쓰는 한편 밖으로는
반북(反北)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요격하겠다고 선언하고, 내달 13일 만료되는 일본 자체의 대북 제재 조치를
연장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민당의 지지층을 끌어 모으는 데에는 납치 문제만한 게 없고, 이젠 다소
식상해진 메구미 대신 새로운 '스타'를 내세운 게 바로 다구치다.
일본 전문가인 진창수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메구미에 대한 일본인들의 열기가 식으니까 다구치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써서 일본이 얼마나 북한에 나쁜 짓을 당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도 '제2의 메구미 만들기'라는 분석에 동의했다.
이로써 1987년 한국 대선 전날인 12월 15일 서울로 압송되어 노태우 민정당 후보 살리기에 이용됐던 김현희는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이날 일본 보수정권 살리기의 구원투수로 역사의 마운드에 다시 오르게 됐다.
불순한 명분, 허점투성이 전략
그러나 구원투수는 비단 김현희만 있는 게 아니다. 북한을 자극하기만 할 뿐 납치문제 해결에는 아무런 실효가 없는
이번 만남을 뒷받침해준 이명박 정부는 아소 살리기의 숨은 일꾼이다.
외교통상부는 이번 면담이 일본 정부의 주관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납치자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한다는 정부 입장에 따라 이번 면담을 주선했다"고 말해 한국 정부의 협력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서보혁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명박 정부는 이번 일에 협조함으로써 아소 내각을 도울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국내정치에도 이용하려 할 것"이라며 "대북정책 코드가 같으면서 국내정치적 입지는 좁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정권이 납치문제를 매개로 협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처럼 눈에 뻔히 보이는 한일 양국 보수정부의 '불순한' 의도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 연구위원은 이어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이번 만남에 인도주의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인권의 보편성을 얘기하는
이들이 인권을 가장 특수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일본에 아소 류(類)의 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데,
아소 내각에 협조하는 게 외교적·정치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은 "남북대화는 몰라도 6자회담을 해서 북핵문제라도 진전시켜야 하는데
납치문제 한일공조가 현 정세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15명 죽인 북한 테러범이 신데렐라 되다니"
하지만 한일 양국 정부가 납치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김현희를 내세우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김현희는 115명의 생목숨을 앗아간 테러범이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이명박 정부를 포함한 한국의 보수 세력이 노무현 '좌파정권' 때리기를 위해서 김현희를 마치
신데렐라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북한에서 훈련받아 우리 국민들을 죽게 한 사람을
띄우는 건 엽기적이다"고 비난했다.
진창수 부소장은 "요코다 메구미의 경우 소녀 시절에 북한에 잡혀갔다는 점에서 애절한 면이 많았다"며
"그러나 다구치는 테러범의 일본어 교사였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꼬일 수밖에 없어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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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가 왜 매스컴에 등장을 했을까요?
그것도 일본 납치문제와 관련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에 대해 섭섭함과 동시에 의혹을 제기하더군요.
헌데, 유치하고 뻔뻔스러운 태도이자 오히려 적반하장식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 것 밖에 안된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첫째, 노무현정권때 KAL폭파로 인해 죽은 유가족들이 87년전의 사건에 대해 석연찮은 부분이 너무 많고 거기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한것 뿐이고 여기에 폭파주범인 김현희가 그 진실을 밝혀달라고 했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안되면 비공개적이라도 해달라고 요청을 했었는데 김현희는 외면해 버립니다.
그 당시 일본측에서도 김현희와의 면담을 요청을 했지만 당시 북핵문제에 있어 6자회담에서의 일본의 고추가루식의
방해를 잘 알고 있던 노무현정권측으로서는 또다시 일본의 납치문제의 국제화라는 전략에 휘말려 북핵문제가
원만히 풀리지 못할까봐서 아예 접근 자체를 차단시킵니다.
지금 조중동은 노무현정권이 북한을 의식해서 그러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거짓말이고
왜곡된 날조밖에는 안되는 것이죠.
지금도 일본은 납치문제를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6자회담에서 공식의제를 삼아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데도 미국마저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싫어할 정도입니다.
6자회담은 그 성격상 납치문제와 같은 북핵문제와 아무런 상관없는 다른 의제를 다룰 회담의 성격이 아닌데도
일본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이슈화 시키고 있죠.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
현 이명박정권은 일본의 납치문제에 있어 김현희와의 만남을 성사시켜 겠습니까?
결국 답은 나와 있습니다.
북핵문제에 있어 북미관계의 대화와 타협에 의한 원만한 해결에 있어 대한민국만 소외 당하는
일명 통미봉남이라는 전략 자체를 완전히 무력화 시켜 버리기 위해 아소다로가 집권한 현 일본측을 끌여 들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밖에 볼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이명박정권의 대북정책이 오바마와의 대북유화정책에 코드를 맞춰 급격히 전환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기에 본인 스스로도 다시 대화와 타협쪽으로 되돌리기에는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현희를 매개로 해서 일본측과 든든한 동맹관계를 맺으며 미국을 압박해서 북핵문제에 관련해서
자신들을 소외시키지 말라는 메시지이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주도권을 넘겨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됩니다.
가뜩이나 미사일문제로 인해서 남북, 북미관계가 시끄러운때에 일본의 납치문제가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될때 미국이 마냥 한국과 일본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북핵문제가 지난 클린턴정권때처럼 맺은 제너바합의식의 처리가 되면 그 상당부분의 재원을
한일 양국이 부담하게 될터인데 미국은 이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수만은 없을 겁니다.
결국 김현희는 또다시 한반도의 냉전적 적대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중요한 히든카드 역할을 하면서 자신도
하나의 희생자에 불과하다고 여론몰이하는 것 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정말로 저 여자가 자신의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면 이런 정치적 요구에 응하지 말았어야 하고
조용히 자숙하며 지냈어야 옳았습니다.
그런데도 유가족의 요구에 대해서는 일절 거부하고 한일양국의 정치적 거래에는 알아서 나팔수 역할을 한다고 하니..
그 누구들 저 여자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겠습니까?
손문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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