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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17 이명박의 꾾임없는 거짓말 - 영리 병원 도입
  2. 2009.04.02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미국 큰언니 출산때 하룻밤 진료비 2000만원”

이명박의 꾾임없는 거짓말 - 영리 병원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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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영리병원, 여론설득후 추진"


위 기사 중
.....이명박의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라' 는
'빠른 시일 내에 타당성 조사 끼워맞추기해서 빨리 밀어붙여라' 란 뜻으로
곧 정부 부처가 영리병원 도입 계획 발표를 내놓을 것을 의미.....

- 네이트 댓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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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도입과 비커 속의 개구리 -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정부가 영리병원을 도입하려고 한다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한나라당 의원)은 영리병원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은 영리병원 도입에 '조건부 반대'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반대'가 아니라 '조건부 반대'인 듯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여론 설득 후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하라고" 이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결국, 이 말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영리병원 도입에 찬성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영리병원 도입이 옳으냐 그르냐부터 따지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미 마음은 영리병원 쪽에 가 있다는 말이다. 이미 대통령의 맘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여론 설득이 어떤 의미일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의미의 여론 설득일까?
아니라고 본다. 그 동안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 보자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여론 설득이 어떤 의미인지를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제 9시 뉴스를 봤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영리병원 도입을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
"큰 틀에서 영리병원을 도입하는 것은 맞는데, 부작용이 있다고 그리고 어쩌고 저쩌구"

참고로 2008년 총선 때 각 정당의 공약을 봐보자
과연 아래 공약 내용을 제대로 알고 투표한 분이 몇이나 될까?



과연,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작년 촛불집회 때 많은 사람들이 의료민영화에 대해 걱정을 했다. 이때 정부에서는 의료민영화는 없다고 말했다
의료민영화와 관련된 인터넷 글들을 괴담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의료민영화의 핵심 사항 중의 하나가 바로 영리병원 도입이다
작년 정부가 말하던 의료민영화는 없다는 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정부의 기억력은 금붕어인 것일까?

문제의 심각성은 영리병원 도입은 의료민영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단, 영리병원이 도입되고 나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까지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란? 국민건강보험에 들었으면 그 어떤 병원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영리병원을 도입하더라도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지속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근데 과연 언제까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지속될 수 있을까?

영리병원 도입 후 일정기간까지는 당연지정제가 지켜질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계속 쭉 당연지정제가 지속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금도 당연지정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단체, 사람들이 있다. 영리병원이 도입되고 난 후에는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한 주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그리고 영리병원의 목적은 돈을 버는데 있다
근데 당연지정제는 영리병원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다
왜냐하면 더 많은 돈을 버는데 당연지정제는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 영리병원이 당연지정제를 가만히 놔두려고 할까? 한 번 영리병원이 도입되고 나면
의료민영화를 위한 조치들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말 것이다

제주도 얘기를 해야겠다
제주도에 김태환 도지사란 분이 있다. 이 분이 2008년에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제주도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영리병원 도입 반대 의견이 많아 무산되고 말았다
(여론조사 전에 제주도민을 상대로 제주도청이 한 영리병원 홍보는 거의 일방적인 홍보였다. 공무원 부인들까지 동원하며
영리병원을 홍보하는 등 여러 문제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 도입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집념(?)의 김태환 도지사께서는 2009년에 '영리병원'을 '투자개방형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살짝 바꿔
영리병원 도입을 재추진했다. 이와 관련된 짧은 동영상 한번 보시길 바란다

지식채널e
"위험한 거래" (제주도 영리병원)
(2009. 4. 13)


정부가 2009년 5월 8일 금요일에 ‘의료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의료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의 핵심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다

영리 의료법인 → 10월에 ‘영리 의료법인’ 허용 여부 최종 결정
    (최종 결정 여부를 12월에 하기로 연기함. 또 다시 연기 된 듯 보임)

병원 경영지원회사(MSO) 설립 허용 → 의료법을 개정해 2009년 10월에 허용
비영리법인 의료채권 발행 허용 (병원채권 발행 허용)
의료법인 합병 허용 (병ㆍ의원 간 합병 허용) → 2009년 12월에 관련법을 개정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설립ㆍ운영 허용
건강관리서비스 도입 → 2011년에 도입

보면 알다시피 5월 8일에 발표한 '의료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을 보면 의료의 공공성을 해칠 수 있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의료민영화를 부추기는 내용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도 말해야 되겠다
전국에 6개의 경제자유구역(인천경제자유구역,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황해경제자유구역,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 있다. 이들 경제자유구역에는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인천시는 2013년 개원을 목표로 영리병원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추진 중에 있다고 한다
서울대학교병원과 미국 존스홉킨 병원이 영리병원을 개원에 참여한다고 한다. 국립대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 마저
영리병원에 참여한다고 한다. 인천뿐만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 지정된 6개의 경제자유구역 내에 영리병원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이처럼 우리들이 모르는 사이에, 아니 우리들이 관심을 갖지 않은 사이에
의료민영화를 위한 조치들은 이미 추진되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비커 속의 개구리'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지금 우리들의 처지가 바로 딱 '비커 속의 개구리' 신세이다



아마 작년쯤에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식코"영화를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보시길 바란다
아래 주소로 가면 영화를 다운 받을 수 있다. 물론 유료다

Movie. Daum




"식코'는 미국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짚은 영화다
약 3억에 가까운 미국 인구 중 5천만 명이 보험이 없다고 한다. 설령 보험이 있는 사람들도
보험사의 횡포로 제대로 보험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한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에서 미국의 의료체계를 개혁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개혁이 참으로 힘들어 보인다

의료체계를 개혁하기 위한 법안이 간신히 정말 간신히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을 통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한다. 공화당뿐만이 아니라 민주당의 상원의원 중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상원까지 통과된다 하더라도
그 법안의 내용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한번 영리병원 도입 등의 의료민영화가 시작되면 이를 되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바로 이를 미국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대형보험사, 병원과 정치권, 고위관료들 간의 유착관계로 의료체계를 개혁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미국식 의료체계를 한국은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있다
자신들에게 자신들의 가족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도 모른 채.
지키는 것보다 되돌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더 늦기 전에 물이 서서히 끓고 있는 비커 속에서 이제는 뛰쳐나오자
지금 비록 비커 속이 따뜻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계속 비커 속에 있다가는 익어 죽고 만다



지금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치료비가 걱정되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집안에 큰 병에 걸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보통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진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있으나 건강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치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의료의 공공성을 높여도 모자랄 판에 의료의 양극화를 불러 올 영리병원을 도입하겠다는 현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일까?
역시 강부자 정권다운 발상이다

기사 원문 보기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미국 큰언니 출산때 하룻밤 진료비 2000만원”


▶ 400만 빈곤층 ‘보호막’ 걷어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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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미국 큰언니 출산때 하룻밤 진료비 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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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3부 - 미국모델, 그 파국적 종말 (1) 의료민영화 韓·美·伊 세자매경험으로 본 실태
ㆍ“예방접종도 수십만원…가족 아프면 파산해요”

서울 종로 3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혜영씨(40)의 세 자매는 우연히도 10년 전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3 대륙에서 첫 아이를 낳았다.
김씨는 서울에서, 큰 언니는 미국에서, 작은 언니는 이탈리아에서 각각 출산을 했다.


“큰 언니는 미국 동포와 결혼해서 미국으로 떠났고, 둘째 언니는 이탈리아에 유학 갔다가 그곳에서 이탈리아인과 결혼했어요.
저는 한국에서 결혼했고요. 세 자매가 미국, 유럽, 한국으로 흩어지게 된거지요.”


1997년 세 자매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6개월 사이에 순차적으로 임신을 한 것이다. 김씨가 한국에서 6월 첫 아이를 가졌고,
약 20일 뒤에 큰 언니가 미국에서 둘째 아이를 가졌다. 그리고 6개월 후에는 작은 언니가 이탈리아에서 첫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을 하게 되면 궁금한 게 많잖아요. 특히 저랑 작은 언니는 첫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소한 것까지 서로 물어보면서
대답해주고 그랬어요. 초음파 검사 및 각종 검진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각 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해서도 알게 되더군요.”


이탈리아에서 공짜로 아이 낳은 작은언니

세 자매 가운데 의료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사람은 이탈리아에 있는 작은 언니었다.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산모 등록을 하자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정기 검진비부터 출산 전후로 4박5일 동안 병원에 머무른 비용, 심지어 출산 후에 아기가 잘 크는지 확인하는
사후 관리 비용까지 전부 무료였다.


“무료라고 하니까 왠지 진료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병원 시설도 훌륭하고, 입원해 있는 동안 모유 수유 전문가가 와서 수유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간호사들은 아기 목욕시키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해요. 이 정도면 월급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낼 가치가
있지 않나요?”


당시 화장품 회사에 다니고 있던 작은 형부는 월급 중 약 40%는 세금으로 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첫 아이를 출산했던 김씨는 어땠을까.

“저도 작은 언니처럼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녔어요. 병원에서 권유하는 피검사, 초음파 검사 등은 다 받았죠. 검사는 작은 언니보다
더 많이 받았어요. 검사 비용은 비싸야 10만원대였고, 진료비는 2만원 정도였어요. 출산 때는 여성 전문병원의 1인실에 4박5일 동안
입원했는데 병원비는 36만원 정도 나왔어요. 병원비가 전액 무료인 작은 언니에 비하면 비싼 것 같지만, 제가 낸 보험료에 비하면
충분히 감당할 만한 금액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씨는 월 27만원 정도를 의료보험료로 납부하고 있다고 했다.

“저는 남편과 함께 식당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두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죠. 제가 내는 의료보험료가 비싼 건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미국의 큰 언니 가족이 내는 민영 의료보험료와 비교하면 제가 내는 보험료는 합리적이라고 느껴져요.”

미국에서 출산비용 2000만원 쓴 큰언니

미국에서 출산한 큰언니가 가입한 의료 보험은 임신과 출산 비용 혜택이 제외된 것이었다. 이렇게 보험 없이 치른 출산의 대가는 컸다.
“큰 언니는 검사 비용이 너무 비싸서 저나 작은 언니처럼 검사도 제대로 못받았어요. 기형아 검사 같은 건 꿈도 못꾸었고, 산모와
아이 건강 체크하는 검사만 겨우 받았죠. 병원비가 비싸니까요. 진통이 시작되고 출산이 임박해서야 겨우 병원에 입원하고, 다음날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퇴원했어요. 산후조리는 언니의 시어머니가 맡으셨죠. 병원은 호텔처럼 으리으리했대요. 하지만 그 호텔에서
1박2일 머문 대가가 2000만원이었어요. 그뿐만 아니에요. 출산 후에 아이에게 맞혀야 하는 예방접종 때도 한번 맞을 때마다
수십만원씩을 내더군요.”


미국의 큰 언니 가족은 매년 초에 의료 보험료로 약 250만원 상당을 한꺼번에 내고 가족 의료 보험에 가입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내고
보험 가입을 하고도 큰 언니는 한국에 나올 때마다 습관처럼 아이들과 병원 순례를 한다. 민영 보험에 가입해도 미국의 진료비는
본인 부담이 높아 한국에서 병원을 다녀 오는 게 훨씬 싸기 때문이다.


‘식코’는 영화가 아니라 미국의 일반적 현실

미국에 살고 있는 큰언니가 다른 두 동생과 달리 높은 출산 비용을 내야 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에는 전 국민을 포괄하는
공공보험이 없다.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는 공공보험인 노인의료보험(메디케어)과 저소득층 및 장애인 의료보험(메디케이드)에
가입돼 정부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인구의 약 67.5%는 민영 의료보험에 의존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돈이 없어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위태롭게 살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


의료보험의 민영화 폐해를 신랄하게 파헤쳐 화제가 되었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는 미국이 최고 부자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에 ‘과장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는 경우가 많다. ‘식코’는 과연 미국 의료보험 민영화의 극단적인 사례만을
부각시킨 것일까. 김씨는 단연코 아니라고 답한다.


“큰언니뿐만이 아니에요. 7년 전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막내 남동생이 교통사고가 나서 새끼발가락이 부러졌는데
그냥 참고 다니는거예요. 몸이 중요하지 돈이 더 중요하냐 싶어 병원에 가라고 했더니 의료보험이 안돼서 병원비 감당이 안된대요.
차라도 팔아야 하는데 학교에 다니려면 차는 꼭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때 제대로 치료를 못받아서 지금도 발가락 모양이 기형이에요.”


김씨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미국에서는 아기 출산에 2000만원, 예방접종비는 수십만원, 부러진 새끼발가락 치료비는
중고 승용차 한 대 값이다. 각종 자료들을 봐도 미국의 의료비용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1인당 진료비는 6401달러로 OECD 국가들의 평균(2759달러)보다 2배 이상 높고,
한국(1318달러)의 5배와 맞먹는다. 높은 의료비 부담을 피하고자 각자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지만 모든 질병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의료보험 가입 시 지정해 놓았던 질병에 대해서만 의료보험 회사에서 진료비를 대줄 뿐이다. 다른 질병은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미국에서 아프다는 것은 파산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힘멜스타인 교수는
2005년 “미국 내에서 파산 신고를 하는 사람 가운데 50%에 달하는 200만명은 의료비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준 바 있다.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의 세인트 조지프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재미 동포 도미틸라 수녀는 누구보다 미국 의료체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중산층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려면 한가지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절대로 아프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기억나는 환자 보호자가 있어요. 아널드 돌셋이라는 분인데, 연 수입이 7만달러가 넘는 회사원이었습니다. 교외에 본인 소유의
집까지 있었던 전형적인 중산층이었죠. 부인, 세 자녀와 함께 꾸려가던 화목한 가정에 먹구름이 끼게 된 건 아들 재커리가
아프면서부터였습니다. 재커리가 8살 때 면역체계 기능장애 판정을 받았거든요. 그 때부터 돌셋 가족의 의료보험비는 천정부지로
오르게 됐죠. 의료보험은 재커리의 병원비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결국 3만달러가 넘는 카드 빚을 지게 되고
자동차 할부금이나 주택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도 어려워졌어요. 돌셋에게 남은 선택은 파산 신고 뿐이었죠. 돌셋은 결국 파산하게 되면서
단순히 돈만 잃은 게 아니라고 했어요. 파산 신고를 하는 순간 열심히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부심을 잃었다고 했죠.”


그는 의료 민영화가 환자들의 병을 더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보험회사는 환자의 상태에 상관없이 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 날을 제한해요. 보험회사가 지정한 규칙에 따라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며칠만 머물고 집에 돌아갑니다. 그러면 며칠 후에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또 와요. 지속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의 상태는 당연히
훨씬 악화되죠. 보험회사 때문에 환자들은 점점 병을 키워가는거예요.”


약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의료 민영화 체제에서는 환자들이 먹는 약값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미국 뉴욕주의 한 대형 약국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는
이현호씨(28)는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것을 약국에서는 매일 경험한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처방전을 가지고 약을 지으러 왔다가 처방전을 그냥 돌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너무 화가 나서 제 앞에서 그 처방전을
찢어버리는 사람도 있죠. 보험이 없으면 약값은 비싸거든요. 약 보험이 있어도 환자 본인 부담액이 높으면 약을 포기하죠.
수많은 약들 중 브랜드가 있는 약은 한알에 1~5달러이고, 심지어 한알에 50달러짜리도 있어요. 이렇게 제약회사들이 비싼 값에 당당히
약을 내놓는 이유는 민영화된 의료보험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한 제약회사가 고혈압 약을 팔아요. 다른 경쟁사들도 고혈압 약을 팔죠.
가격이 더 싼 카피약도 있을 겁니다. 제약회사는 보험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보험회사 고객들이 약값이 비싸도 자신의 회사 제품을
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이씨는 “미국의 의료 민영화 체제에서 환자는 의사가 추천해준 약을 사먹을 선택권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의사가 환자한테 혈압약 ㄱ을 처방해요. 그런데 ㄱ이 브랜드 제품이라 약값이 비싸요. 보험회사에서는 선뜻 보험 처리를 해주지 않죠.
손해보는 장사는 절대 안하거든요. 그러면 가격이 싼 카피약을 쓰게 하든지 아니면 자기들과 유리한 계약을 맺은 제약회사에서 만든
ㄴ제품을 쓰게 해요.”


이씨는 “미국인들이 취업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값비싼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병원비, 약, 안과 보험, 치과 보험 등을 다 따로 들어야 해요. 저는 제가 일하고 있는 약국에서 의사, 병원, 약, 치과 보험을
제공해줍니다. 이 보험비를 제가 다 지불하려면 1년에 2000달러를 넘게 내야 하지만, 회사에서 대부분 부담을 하기 때문에 1년에
520달러만 내는 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해고된 뒤 병나면 인생 끝장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씨처럼 회사를 다니면서 의료보험 지불비용을 낮춘다. 통상 회사는 직원들의 의료보험비 70% 이상을 부담한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로 회사에서 해고 당한 후 병이라도 걸린다면, 그 인생에는 미래가 없다. 힘멜스타인 하버드 의대 교수의 말이다.
“어떤 사람이 병에 걸려 회사에 못나가게 됩니다. 해고되면 회사가 지불하는 보험도 없어지죠. 보험도 없고 돈도 없는 그 사람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게 바로 ‘생산력 없는 사람은 바로 폐기처분된다’는 신자유주의의 핵심입니다.”


이씨는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들을 싼 값에 제공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의료 민영화를 하면 가격 경쟁을 하게 되고, 그럼 서비스가 더 좋아진다고요? 제가 미국에서 약사를 하면서 경험하기로는 오히려
그 반대예요. 예를 들어 한 대형 보험회사가 특정 의료 서비스나 약들을 보험 가능한 항목에서 빼요. 그러면 다른 보험회사들도
기다렸다는 듯 역시 다 같이 그 보험 항목을 포기해버립니다. 돈이 안되기 때문이죠. 물론 보험액은 내리지 않아요.
결국 그 비용을 다 부담해야 하는 환자들만 피해를 입죠.”


이씨는 최근 로스쿨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약사를 하면서 겪은 미국 의료보험제가 그의 인생행로를 바꾸게 된 것이다.

“2010년도부터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포드햄 대학교의 로스쿨에서 공부를 하게 돼요. 의료보험 관련 법률을 공부한 뒤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도울 겁니다. 보세요. 미국의 의료보험 민영화 제도는 대실패였어요. 미국은 이제 와서 어떻게든 바꿔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한국은 왜 그런 모습을 닮아가려고 하는건가요.”


<유희진기자 worldh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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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약값도 줄줄이 인상 - 2009. 4. 3



현실이 이런 걸 모르진 않을 진데
국가의료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의료보험 민영화를 끊임없이 외치고 있는
이명박과 매국 딴나라 개쓰레기들이 노리는 건 뭘까요?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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