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관련해서는 웬만한 것에 놀라지 않는다
최근 공영방송 KBS는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오후 늦은 시각,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에서 보낸 메일의 내용은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제목도 섬뜩하다
"북풍 바람잡이용 천안함 특집 방송을 당장 중단하라!"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용인즉은 그렇다
KBS의 높으신 분이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에 갑자기
천안함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해서 방영하란 명령을 내리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양제작국에 내린 명령이 참으로 가관이다
"서해교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주문이란다
스모킹 건은 없지만 정황상 북일수 밖에 없다는 정부의 입장에 보조를 맞춰
"北風"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당장 만들라는 주문이다
최근 정부 정책에 늘 한발 앞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KBS.
시신 인양도 전에 모금방송으로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더니
결국 또 이런 급조 프로그램으로 사회 분위기를 선도(?)해 나가신다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현역단체장의 시정 평가라는 미명 하에
오세훈 후보에게는 3분 30초의 시간과 5번의 발언 기회를,
타 후보에게는 1분 30초와 1번의 발언 기회만 제공하겠다고 하고
토론 주제도 '세종시 문제', '일자리 창출 방안',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 등으로만 한정하는
가이드라인(4대강 문제, 무상 급식은 논의 주제로 안된다)까지 깔끔하게 정리해주시면서
오세훈 방송, 한나라당 방송을 자처하더니..
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더 이상 KBS는 국민의 방송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KBS를 공영방송으로 가진 나와 우리 국민은 정말 불행하다
▶ 기사 원문 보기
▶ KBS, 천안함 발표 맞춰 '北風 프로그램' 제작 지시
▶ KBS 천안함 발표 앞두고 북풍 방송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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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성명서
북풍 바람잡이용 천안함 특집 방송을 당장 중단하라!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북풍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KBS에서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어제(5월 17일) 사측으로부터 오는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맞춰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에서
천안함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해 방송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런데 그 내용이 정말 황당하다
이번 주말 기획제작국 ‘심야토론’팀은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종합구성 토론을,
교양제작국에서는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짓인가?
이제 아예 벌거벗고 관권선거와 북풍조성에 앞장서자는 것인가?
천안함 사건 발표 시점에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하라는 지시에 제작진들은 경악하고 있다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떨어진 이 프로그램은 이번 주 일요일 방송 예정이다
이 시점에 왜 갑자기 서해교전인가?
이는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의 공격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며칠 후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이것은 천안함과는 관련이 없다고, 순수하게 서해교전을 다룰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시치미를 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송 그 주에 갑자기 급조 지시가 떨어진 이런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믿어줄 사람은
KBS 내외부 어디에도 없다
심야토론에서 만들겠다는 토론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군당국의 발표가 진실이라는 전제 하에 안보의식을 강요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수차례 천안함 관련 토론 프로그램이 나갔을 때
어떻게 하면 정부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까 노심초사했던 사측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이 프로그램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책임을 준엄히 묻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상상에 가깝다
KBS는 지난 천안함 모금 방송으로 KBS 방송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시신이 인양되기도 전에 모금방송을 감행하는 작태를 저질렀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잘못을 준엄히 질타해야 할 때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할 대로 상실한 군의 발표에 맞춰
제작진들조차 어이없어 하는 프로그램을 급조하겠다는 것은 KBS가 정권의 충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겠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KBS를 두 번 죽이는 이 천안함 특집방송을 당장 멈춰라
정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으면 사장과 임원들이 직접 찍고 편집해 만들어라
그리고 자막에 그 자랑스런 이름들을 새겨 넣어라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만약 강행을 하겠다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풍몰이용 방송들을 저지할 것이다
<끝>
2010년 5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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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관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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