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진술입니다.
언소주 회원여러분!
3번 피고인 더불어 김대열입니다.
혹시 징역형을 받아서 직장을 잃게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무덤속까지
무죄를 확신합니다.
24인의 최후진술을 모으자는 대표단 의견이 있으셔서, 샘플링 차원에서 최후진술을
보내드립니다.
피고인 의견서 (최후 변론)
1.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 법원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참된 신뢰와 진심어린 존경을
받을수 있는 역사적 재판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피고인 최후 변론을 올립니다.
재판부와 우리는 9월 17일 첫 대면한 후 숨가쁜 5개월의 일정을 달려왔습니다.
모두 많이 지쳐있습니다.
현재 이 법정안에 계신 분들의 공통점은 높은 교육수준과 남다른 애국심을 가진 분들이며,
선량하지 않은 분들이 없습니다. 적어도 전과14범의 나쁜 인간은 이 언소주 법정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하느님은 서로 사랑해야 할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나누어 주시는 걸까요?
그 동안 17번의 재판을 진행하는 동안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며 고생하신, 재판장님을
포함하여 동료직원들의 고생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2. 또한 대한민국의 민주질서를 지키려고 동분서주하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님들!
당신들이 안 계셨다면 우리 24인은 쉽게 좌절했을 지도 모릅니다.
이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여 무료변론하시고, 표적수사의 늪에 빠진 피고인들과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지켜내기 애쓰신 님들의 땀방울은 민주 사법 역사에 큰 업적으로
남을 것입니다.
3. 한편 사회정의를 구현하겠다는 신념으로 입술이 2번 부르트면서까지 고생해온
이영재 검사외 1명에게 집요한 노력에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4. 저는 먼저 이 역사의 현장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많은 방청객 여러분께,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재판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법정에서 초등학교 교실에서 역할놀이하듯이 검사와 피고인으로
마주서 있을 뿐, 실제 형사사건이라는 느낌조차 없습니다.
같은 국민이면서도 죄없는 우리들을 처벌하려는 검찰에 소환되어 억지 진술을 해야 하는
9개 영세업체 증인들..... 그들도 똑같은 소비자이며 네티즌입니다. 어떤 증인은
피고인과 동문이거나 먼 인척관계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실제로 촛불집회에
같이 참석했던 증인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우리 국민을, 시민을, 네티즌을 서로 이간질시키고 있습니까?
그것은 바로 거대 언론 조중동의 탐욕과 횡포, 또한 그들의 권력을 지켜주려는
청부 수사업자 정치 검찰의 음모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민주시민 여러분!
여러분과 24인의 피고인은 모두 똑같은 행위를 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 24인만 지난 해에 벌어졌던 전국민적 광고불매 운동의 주동자이자
핵심인물로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2008년 6월에 두갈래의 불매운동이 있었습니다.
다음토론방 네티즌과 뉴라이트집단은 똑같이 운동을 시작했었지요.
그 때 뉴라이트는 조선일보 전면광고까지 내면서 “광우병괴담 MBC를 때려잡자”고
호소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서, 스스로 정당한 조중동 반대운동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렇게 불타오른 국민적 불매운동때문에 우리가 덤터기를 쓰고
피고인석에 서있습니다.
국민을 원망하냐고요?
아닙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민주시민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국민들은 결코 누구의 선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며, 놀랍게 성숙한
집단적 지성을 가졌다는 것을 직접 실감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예를 들면, 언소주 카페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카페지기인 쭈니가
광고의견전달 관련게시판을 폐쇄하였습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정이었지만, 저는
화가 났습니다. 옳은 일이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객관적인 광고 현황을 올렸던 양재일씨가 어이없게 구속되었지만, 무죄를 확신하던 저는
다시 그 광고 현황을 전체 메일로 회원 전체에게 발송하였습니다.
검찰 논리대로 하면 매우 위험한 선동이었겠지만, 회원들이나 국민들의 자기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없었고 전체 광고 불매운동의 흐름과 상관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발적 대중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이 재판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라도 저는 대한민국의 희망있는 미래를 확신합니다.
제가 이 언론소비자 운동에 동참한 동기를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제가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 독재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제 본분입니다. 그 양심에 따라서 ‘국민의 권리를 외면하지 말자’는
소박한 결심이 이 법정에까지 서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이번 법정투쟁에 나선 행동이 주변 동료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미안하지만, 개인적인 불이익을 걱정하여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두 딸이 지금 이 자리에 와있지만, 작은 체구의 이 아빠가 거대한 권력앞에서
당당했다는 것을 언젠가는 자랑스럽게 여겨주길 바랍니다...
제가 16년째 법원에 근무하면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다" 라는 헌법 제 7조를
진정으로 실천할 기회를 준 언소주에 감사드립니다.
6월초 카페에 가입하고 유령회원으로 지내던 저에게 “언소주 네티즌을 지키라”는
결정적으로 자극한 사람은 김경한 씨입니다.
일개 법무부 장관이 언론에 불법 카페니, 사법처리니 하는 인터뷰를 하는 것은 보고
저는 매우 귀에 거슬렸습니다. 법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저는 사법권은 사법부에
있는것인데, ‘사법처리’라는 단어가 남발되는 것에 불쾌했습니다. 사법권 또는
인신구속 판단권은 법원에 있는데, 평소에도 검찰이 구속했다라는 언론보도가
못마땅했습니다.
또 한가지 동기는 제가 소속된 법원조직에서 사법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법원 노조의 강령에 충실하였을 뿐입니다. 법원 노조는 항상 소외된 약자를 위해
노력해온 공공노조입니다.
결국 저는 국민들의 천부적인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조차 막으면 안된다는 신념에서
카페 법률도우미를 자원하였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에 많은 피의사실이 적혀 있지만, 운영진이 된 다음에 제가 한 일이라고는
‘여러분의 활동은 헌법 제124조에 나와 있는 소비자운동의 연장선상이고
충분한 대의명분과 정당성이 있기 때문에 욕설, 협박은 절대하지 말고 품위있는 태도로
자신이 애용하는 기업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그 의견을 전달하라.’는 법률적 원칙을
회원들에게 공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결같이 올렸던 글의 취지였지만, 우리 카페회원이 아닌 네티즌 중에는 가끔 감정적으로
욕설을 하신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분의 개인적 책임이며, 선동이나
배후조종의 책임을 우리에게 물어서는 안 됩니다.
검찰의 공소장을 보면 “5만명 회원의 막강한 위력을 바탕으로 위세를 떨쳤다”고 합니다만,
언소주 카페가 5만명을 넘어선 것은 6월 하순입니다. 그러나 증인으로 나온 기업들은
한결같이 “6월초순에 전화가 집중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으므로 검찰의 공소장은
엉터리입니다.
언소주가 5만명 회원이 되었던 것은 검찰의 출국금지조치와 카페폐쇄공문 등의
신문기사를 보고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이며, 결국 검찰이 카페홍보역할을
해준 것 아닙니까?
5. 다음은 대한민국의 여론을 좌우하며 검찰조직까지 조종하는 거대언론 조중동 에게
한 말씀 드립니다.
2009년 공영방송 KBS의 사업계획은 ‘시청자주권’을 확립한답니다.
그런데 조중동 신문에는 ‘언론소비자주권’이라는 개념이 없습니까?
80년대 후반부터 드디어 군사독재를 탈피한 한국사회는 ‘수용자주권’의 개념이
등장하였습니다.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시청자나 독자는 단순한 매체의 수용자가 아니라 정보접근권, 양질의 언론을 추구할
권리까지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방송과 언론의 공공성을 강제할 권리까지도
포함되는 개념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조선, 중앙, 동아일보 기자님들!
언론은 사회적 공유재산이라는 기자의식은 갖고 계십니까?
만약 조중동이 방상훈, 홍석현, 김재호 사장 개인들이 돈버는 사기업이라면,
중국집 전단지와 무엇이 다릅니까?
특히 민족정론을 표방하는 조선, 동아일보는 언론의 상업성보다는
공공성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진술이 좀 길어지지만, 우리나라 언론운동의 역사를 한번 돌아볼까요?
*1971년에는 대학가에서 앵무새 제도 언론 규탄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친일 행각 폭로 등 수많은 명예훼손이 있었지만,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제도 언론의 잘못이 컸기 때문입니다.
*1986년에는 KBS 시청료거부 운동 - 이것은 이영재 검사의 논리라면 노골적인
업무방해입니다. 아예 신문구독료를 못받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 운동이었지만,
대한민국 사법기관 누구도 문제를 삼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요구가 정당했으니까요..
*또한 1988년 총선때 선거보도 감시활동에서는 언론사 항의 방문과 항의 전화걸기가
유행이었습니다. 전화가 빗발치는 것을 가장 큰 범죄로 생각하는 이영재 검사라면
심각한 업무방해라고 억지를 부리겠지만, 편파/왜곡/불공정 보도를 했던 신문들은
유구무언이었습니다.
* 1990년에 스포츠신문에 음란폭력물 퇴치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깐 우리 사건 공소장을 보면, 언소주가 언론자유를 탄압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진정한 언론자유는 ‘권력에 대항하여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지
음란폭력물이 언론자유입니까?
더구나 음란 저질 신문보다 훨씬 사회적 해악이 큰 것은 바로 “권력의 편에서 거짓 보도를
일삼는 왜곡 언론”이므로 소비자들은 퇴치 운동을 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은 이미 1993년에 KBS-1TV에 광고폐지운동을 벌여서, 결국 광고가 없어지고
KBS에 재산상 손해를 입게하였습니다. 이것은 검찰 논리대로 하면
얼마나 큰 업무방해입니까?
조중동 기자여러분!
가장 강력했던 대한민국 광고 불매 운동의 역사는 1974년에 일어났습니다.
1974년에는 동아일보 백지광고사태가 일어났습니다.
한번도 빠짐없이 이 법정에 출근하시는 동아일보 기자님들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광고탄압을 알고 계십니까?
당시 박정희 군사정권은 헌법을 정지하고, 긴급조치 4호를 발령하고, 모든 언론기사를
통제했습니다. '연탄값 인상'이라는 단어도 못쓰게 하고 "연탄값 현실화"라고
제목을 고쳐야했습니다
그러나 앵무새 노릇을 벗어나려는 여러분의 동아일보 선배들은 독재정권의 서슬퍼런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뜻을 전달하고, 집회나 시위현장을 보도했습니다.
그렇게 자유언론을 실천하고 용기있게 진실을 알렸다는 이유만으로, 1974년 11월부터
동아일보에는 광고한줄도 실리지 못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이 동아일보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서, 중앙정보부를 동원한 것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던 중앙정보부는 광고주를 협박하여 광고를 내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결국 송건호, 성유보 등 양심있는 기자들 130여명이 전부 파면되었고,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던 기자들만 남아서 동아일보를 오늘날의 부자 신문으로
키워온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어떻습니까?
중앙일보를 만든 홍진기 사장은 이승만정권때 시민들에게 발포한 책임자로서
사형을 구형받았던 친일파 장관이었습니다.
원래 경성지방법원(서울중앙지법) 판사출신입니다.
그런데 박정희로부터 사면을 받으면서 이병철이라는 재벌과 사돈을 맺고,
그 돈으로 중앙일보를 창간한 것입니다.
현재 홍진기씨의 아들인 홍석현씨가 사장이고, 여동생 홍라희씨가
이병철씨의 며느리 맞지요?
이것이 대한민국 재벌언론의 부끄러운 역사이며, 중앙일보가 정론직필하지 못하고
왜곡보도를 일삼는 배경인 것입니다.
1등 신문 조선일보는 오히려 가장 추악한 친일 신문입니다.
노골적으로 천황폐하만세를 부르짖으며 제 1면에 일장기를 내세우고, 동해 바다를
일본해라고 표기했던 조선일보는 지금도 일제위안부 사건등을 왜곡보도하고 있습니다.
2007년과 2008년의 광우병에 대한 보도가 얼마나 상반되었는지 더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미국소고기 최고라고 보도하면서, 왜 당신들의 구내식당에서는
"미국산 사용 안 한다"는 플래카드가 있습니까?
이토록 비겁한 조중동은 국민과 소비자들의 항의를 검찰기관의 힘을 빌려서 억압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스스로 변화하고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도 언론에 대한 소비자나 단체들의 공공적통제는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버락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취임식 날입니다.
미국의 유명방송프로그램이 오바마 후보를 왜곡비방했는데, 오바마 후보측은
인쇄물을 통해서까지 공개적으로 금요일밤 불매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대대적으로 광고중단을 선동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는 대통령에도 당선되고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후진국이라서 문제가 될까요? 아닙니다!
전혀 문제삼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 2008. 8. 28. 조선일보에 “1,200만 성도여 SBS 불매운동을 하자”는 1면하단 광고가
실렸습니다. 이 기독교단체는 전화항의까지 선동하였습니다.
* 2008. 8. 00.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정언론연합(보수언론운동단체)는
‘미디어 오늘’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불매운동을 선언하여 노골적으로 압박하였습니다.
* 2008. 7. 2.자 조선일보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이 MBC사장실 전화번호까지 명시한
신문광고가 실렸습니다. 전화번호를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악질범죄라고 주장하는
이영재 검사님! 신문광고에 내면 무슨 죄입니까?
뉴라이트는 "광고주여러분!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MBC에 내는
광고는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광고하지 맙시다"라고 광고불매운동을 하였습니다.
하루 200만부를 발행하는 일간신문 1면에서 ‘불매운동광고’를 냈으니
얼마나 피해가 컸을까요?
그러나 MBC는 고소하지않았고, 검찰도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회나 뉴라이트 그 누구의 불매운동도 표현의 자유임에 공감하며,
그 권리를 인정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이번 언소주 사건만 한국최초로 형사법정에 세워졌습니까?
이번 사건은 상대방이 거대권력을 휘두르는 언론기업이기 때문이고,
검찰은 힘없는 국민들을 만만하게 생각한 것이지요.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조중동이 후안무치, 적반하장으로 네티즌을 고소한 일입니다.
6. 대한민국 검찰에게 한말씀 드립니다.
검찰은 범죄수사기관이면서도, 또 한편으로 인권 옹호 기관으로서의
이중적 지위가 있습니다.
이영재 검사님이 이 법정에서 자랑질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검찰이 하고 있는 짓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조선일보라는 거대언론기업을 살리기 위해 검찰이 총대를 매고,
국민과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 자료수집과 인터넷 수사는
조중동 법률팀이 사실상 다해준 것이고, 검찰은 그것을 증거삼아 재판을 청구한 것입니다.
평범한 시민 24인을 희생양으로 국민과 전쟁을 하는 검찰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렸을까요?
그나마 며칠 전 MBC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던 임00 부장검사의 사표소식을 들었습니다.
도저히 편파수사, 표적수사를 할 수 없다는 최소한의 양심이었다는 것을
동료검사인 이영재, 임윤수님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권력기관의 하수인, 조선일보의 앞잡이 노릇을 해서 우리를 억지로
처벌할 수 있겠지만, 결국 소탐대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 댓가로 청와대 권력기관에 발탁될 수도 있겠지만, 진짜 권력기관인
국민으로부터 불신과 외면을 받는 검찰의 비참한 미래를 내다보시길 간곡히 권합니다.
오늘 당신들이 징역형을 구형하여도, 우리 정당한 피고인들은 조금도 반성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땅의 검찰권력이 얼마나 썩었는지를 확인하고 정치편향적
검찰 바로세우기 운동이 시작될 것입니다. 당신들의 막강 권력은 무섭지만, 전혀
존경받지 못합니다.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려는 검찰은 주인을 물어뜯은 똥개의 운명이
될 것입니다. 좀 어려운 말로 당랑거철입니다.
저는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받은 공복이므로, 이 사건에서 국민을 버리고 저 혼자 살겠다고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 조금전 다른 피고인은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저에게만
2년 6개월을 구형했는데, 매우 불쾌합니다.
7. 재판장님께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이림부장님을 다른 곳에서 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속상합니다.
제 심정을 지금 60년전,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이유 하나만으로 조선총독부의 핍박을
받으며 법정에 섰던 독립운동가의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있는 피고인들이
대단한 독립투사입니까? 평범한 시민입니까?
설령 피고인들이 대단한 운동가일지라도 영국 속담에는
‘제비 한 마리가 봄을 오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솔직히 일제시대에 유관순 누나만 없었다면, 3.1.운동이 없었을까요?
모든 조선민중이 대한독립을 원했을 뿐, 배후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존경하는 부장님!
이 법원에는 전세계 4천명의 여성법관의 모임인 세계 여성 법관회의 부회장인
김영혜 부장판사님이 계시는데, 그 분이 신문인터뷰를 했습니다.
"판사들이 자기 업무가 많아서 정치적인 상황이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적은 게 사실이지만,
왜 촛불 집회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서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김영혜 부장님은 후배들에게 "내가 내리는 판결의 파장이 큰 만큼, 사회가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고 국제적인 이슈에도 귀를 귀울여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법관이 단순히 기계적인 법 적용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시대의식과 사명감"을 가질 것을
주문한 것은 이용훈 대법원장님의 취임사에도 잘 나와있습니다.
부족하나마 저 또한 법원 가족이자 법학도로서 이 사건에 관하여 얼마나 불리한 판례들이
많은지 잘 알고 있습니다. - 업무방해의 추상적 위험론 - 불특정 다수인에 대한 교사 -
승계적 암묵적 순차적 공모이론 - 위력에 대한 포괄적 개념 등 비관적인 법논리가
피고인들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정신이 없이 기계적인 법적용을 하는 역할은 판사가 아닌
컴퓨터나 법전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부장님!
현재 정치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법 현실에서 법관의 고뇌와 외로움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땅의 자본주의 핵심주체인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의 하자에 대하여, 또는
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미지나 광고에 대해서 의견을 전달한 상식적인 행위가 처벌되면
안됩니다. 그런 최소한의 표현의 자유조차 막힌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 법정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질식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이 사건은 법률적 판단보다는 부장님께 일종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돈과 힘을 독점한 소수 권력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민주공화국의 주인인
전체 국민의 편에 설 것인지 말입니다.
대한민국 형법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불매운동에 대한 업무방해를 적용하려는
검찰의 반인권적 반민주적 시도에 대하여 사법부의 자부심과 긍지를 살리는 판결을
온국민과 함께 기원하겠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의 천부기본권을 사수하려는 공무원노동자 김대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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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노동조합 공식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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